
집을 고치거나 새로 지을 계획이 있다면 "증축"과 "개축"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마주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단어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증축은 기존 건물에 면적이나 층수, 높이를 더 늘리는 것이고, 개축은 건물의 주요 구조를 헐어낸 뒤 종전과 같은 규모로 다시 짓는 것입니다. "늘리느냐(증축), 같은 규모로 다시 짓느냐(개축)" — 이 한 줄이 두 용어를 가르는 핵심 기준입니다.
건축법은 이 둘을 포함해 신축·재축·대수선까지 총 다섯 가지 건축 행위를 구분해두고 있고, 어떤 행위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건축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건축신고만으로 되는지, 취득세는 어떻게 매겨지는지가 달라집니다. 무심코 "그냥 고치는 거니까 다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했다가는 허가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늘은 증축과 개축의 법적 정의부터 실제로 사람들이 헷갈리는 지점, 위반했을 때의 불이익까지 순서대
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증축과 개축, 건축법상 정의부터 짚고 가자
건축법 제2조는 "건축"을 신축·증축·개축·재축하거나
건축물을 이전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다만 각 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인지는 건축법 본문이 아니라 건축법 시행령 제2조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증축은 기존 건축물이 있는 대지에서 건축물의 건축면적·연면적·층수 또는 높이를 늘리는 행위입니다. 층수나 연면적은 그대로인데 높이만 올라가도 증축에 해당한다는 점은 의외로 많이들 놓치는 부분입니다.
개축은 조금 더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시행령이 정한 개축의 정의는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내력벽·기둥·보·지붕틀 중 셋 이상이 포함되는 경우)를 해체하고 그 대지에 종전과 같은 규모의 범위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입니다. 풀어서 말하면 조건이 두 가지입니다.
- 내력벽·기둥·보·지붕틀, 이 네 가지 중 세 가지 이상을 해체할 것 (사실상 건물을 거의 다 헐어내는 수준)
- 해체 후 종전과 같은 규모 안에서만 다시 지을 것
두 조건이 동시에 맞아야 개축입니다. 만약 다 허물고 다시 지으면서 면적이나 층수를 늘렸다면, 그건 개축이 아니라 증축 또는 신축으로 봐야 합니다. 실제로 법제처는 "기존 건축물 전부를 해체하고 다시 지으면서 높이를 늘리는 행위가 개축에 해당하는지"를 다룬 유권해석 사례를 낸 적이 있는데, 이 자체가 현장에서 얼마나 자주 헷갈리는 지점인지를 보여줍니다.

증축·개축·재축·대수선 네 가지 건축 행위 비교표
재축·대수선까지 포함해서 한번에 구분하기
증축·개축과 자주 묶여 나오는 나머지 두 개념도 함께 정리해두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재축은 개축과 결과물이 비슷해 보이지만 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개축은 건축주가 스스로 결정해서 헐고 다시 짓는 것이고, 재축은 천재지변이나 재해로 건물이 아예 멸실됐을 때 그 자리에 다시 짓는 것입니다. 요건도 있습니다. 연면적 합계는 종전 규모 이하여야 하고, 동수·층수·높이는 종전 규모 이하이거나, 혹시 이를 초과하는 항목이 있다면 그 항목이 건축법·시행령·조례에 모두 맞아야 합니다.
대수선은 기둥·보·내력벽·주계단 같은 주요 구조나 외부 형태를 수선·변경·증설하는 것을 말합니다. 증축·개축·재축에는 해당하지 않으면서 주요 구조부를 건드리는 공사라고 보면 됩니다. 건물을 아예 해체하는 개축보다는 범위가 좁지만, 벽지나 창호를 바꾸는 정도의 경미한 수선보다는 훨씬 넓은 범주입니다. 참고로 단순 벽지 교체나 창호 교체처럼 정말 경미한 수선은 애초에 건축법상 허가·신고 대상 자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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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허가와 건축신고, 어디서 갈리나
건축법은 규모가 큰 공사는 건축허가(사전 허가 필요)로, 규모가 작은 공사는 건축신고(신고만으로 진행)로 나눕니다. 여기서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증축이니까 신고, 개축이니까 허가"처럼 행위 종류 자체로 절차가 갈리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건축신고 대상 기준은 증축·개축·재축 모두에 공통으로 적용됩니다. 바닥면적 합계가 85㎡ 이내인 증축·개축·재축은 건축신고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3층 이상 건축물이라면, 증축·개축·재축하려는 부분의 바닥면적 합계가 건축물 전체 연면적의 10분의 1 이내인 경우로 한정됩니다. 이 기준선을 넘으면 증축이든 개축이든 건축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조금 다른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개축은 정의상 주요 구조부 세 가지 이상을 해체하는 대공사이다 보니, 신고 대상 규모라 하더라도 구조 안전 확인이나 감리 같은 절차적 요건이 증축보다 까다롭게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모만 보고 "신고 대상이니 간단하겠지"라고 단정하기보다는, 관할 구청 건축과에 사전 상담을 받아보는 게 안전합니다.
건축신고는 건축·대수선·용도변경신고서에 필요 서류를 첨부해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공사를 마친 뒤에는 건축물 사용승인 절차를 거쳐야 실제 사용과 건물 보전등기 신청이 가능해집니다.

증축·개축 건축허가와 건축신고 절차 비교 다이어그램
실제로는 이렇게 헷갈립니다
정의만 놓고 보면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세 가지 지점에서 자주 혼동이 생깁니다.
가장 흔한 건 증축과 개축을 그냥 "고치는 공사"로 뭉뚱그려 인식하는 경우입니다. 건축주 상당수가 자신이 하려는 공사가 정확히 어떤 행위인지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공사를 계획합니다. 문제는 "면적이 늘어나는지(증축), 종전 규모 그대로 다시 짓는지(개축)"에 따라 적용되는 건축 기준과 허가 절차, 감리 의무가 전부 달라진다는 데 있습니다. 착공 이후에 사실은 이게 증축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 허물고 다시 지으면서 규모를 늘리는 경우도 자주 다퉈집니다. 앞서 언급한 법제처 유권해석 사례처럼, "전부 해체 후 재축조하면서 높이를 늘렸다면 이게 개축이냐 아니냐"는 실무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질문입니다. 개축의 핵심 조건은 어디까지나 "종전과 같은 규모"입니다. 조금이라도 규모가 달라지면 개축이 아니라 증축이나 신축으로 재분류될 수 있습니다.
세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건축물을 증축하거나 개축하면 새 건축물을 취득하는 게 아니라 기존 건축물에 대한 "의제취득"으로 간주되어 취득세가 부과됩니다. 신축과는 계산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공사를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세금까지 함께 확인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정비사업 조합원의 취득세 계산 구조가 궁금하다면 정비사업 세금 3편, 조합원 취득세 얼마나 내야 할까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재건축·재개발과는 무슨 관계일까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증축·개축이 어디서 연결되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증축·개축 자체가 재건축·재개발이라는 사업 유형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주택법이 정한 "리모델링"의 정의 자체가 증축·개축을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접점이 생깁니다.
리모델링이란 노후 건축물을 대상으로 증축·개축 등을 통해 건축물의 기능을 향상하거나 수명을 연장해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것을 말합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의 적용을 받는 재건축·재개발이 정비기반시설을 정비하면서 노후·불량 건축물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 짓는 방식이라면, 리모델링은 주택법의 적용을 받아 골조를 남긴 채 증축·개축으로 고쳐 쓰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고 사업 기간과 비용도 적게 드는 편입니다.
즉 "재건축은 헐고 새로 짓는 것, 리모델링은 증축·개축으로 골조를 살려 고치는 것"이라는 구도로 이해하면 두 개념이 왜 자주 함께 언급되는지 감이 잡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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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증축·개축, 적발되면 어떻게 될까
건축법을 위반하면 허가권자는 건축주에게 공사 중지를 명하거나, 철거·개축·증축·수선 등 시정 조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 적발되면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표기되는데, 여기서부터 생기는 불이익이 생각보다 큽니다.
- 담보대출 한도가 줄거나 아예 거절될 수 있습니다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 매매 계약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청년월세지원처럼 "적법 건축물"을 전제로 하는 공공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습니다
이행강제금은 시가표준액(지방세법 기준)에 위반면적, 부과요율, 가중·감경률을 곱해 산정됩니다. 위반 유형별로 요율이 다른데, 건폐율 초과는 80%, 용적률 초과는 90%, 허가 대상인데 허가 없이 지은 경우는 100%, 신고 대상인데 신고 없이 지은 경우는 70%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란다나 발코니를 무단으로 넓히는 흔한 사례는 대개 "용적률 초과"로 분류돼 90% 요율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면적 60㎡ 이하 소규모 주거용은 1/2 범위에서 감액받을 수 있는 등 별도 감경 규정도 있습니다.
가장 실질적으로 부담스러운 부분은 이 이행강제금이 시정될 때까지 매년 반복해서 부과된다는 점입니다. 한 번 내고 끝나는 벌금이 아니라, 원상복구하거나 적법화하지 않는 한 계속 쌓이는 구조입니다.

불법 증축·개축 적발 시 불이익 핵심 포인트 카드
그렇다면 이미 지어진 불법 증축·개축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원상복구 — 위반 부분을 철거해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
- 행위허가 — 현행 건축법 기준을 충족한다면 정식으로 증축·용도변경 허가를 받아 적법화하는 방법
- 양성화(특별조치) — 정부가 한시적으로 여는 특별조치법 시행 기간에 해당된다면, 현행 기준에 다소 못 미쳐도 합법 건축물로 인정받는 방법
단, 이런 한시적 특별조치는 상시 운영되는 제도가 아니라 정부가 특정 기간에만 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시점에 실제로 적용 가능한 특례가 시행 중인지는 관할 구청 건축과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어떤 경로를 택할 수 있는지도 건폐율·용적률 초과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실행에 앞서 법규 검토부터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마무리
증축은 "규모를 늘리는 것", 개축은 "주요 구조부를 헐고 종전과 같은 규모로 다시 짓는 것"입니다. 재축은 재해로 멸실된 뒤 다시 짓는 것, 대수선은 해체 없이 주요 구조를 수선·변경하는 것이고요. 짧은 단어 두 개의 차이처럼 보이지만, 어떤 행위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건축허가와 건축신고, 취득세 계산, 리모델링 여부까지 통째로 갈립니다.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도면부터 그리기 전에, 이 네 가지 중 정확히 무엇에 해당하는지부터 관할 구청 건축과에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규모를 어림짐작으로 판단했다가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는 것보다는, 시작 전 확인 한 번이 훨씬 빠릅니다.
참고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 건축법 제2조(정의)
국가법령정보센터 — 건축법 시행령 제2조(정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증축·대수선 허가 또는 신고
여성신문 — 증축과 개축, 재축의 차이 아세요?
건축이지 — 불법증축 총정리: 발코니 확장·방쪼개기, 적발되면 어떻게 되나요?
메트로서울 — 도시정비사업,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절차가 까다롭고 고려해야 될 부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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